첫 월급이 들어온 날, 적금보다 먼저 해야 할 돈 정리
첫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면 그동안 사고 싶었던 물건이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 지금부터라도 저축을 제대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회초년생을 위한 재테크 글을 찾아보면 월급의 일정 비율을 적금에 넣거나 통장을 여러 개로 나누라는 조언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축을 일찍 시작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첫 월급을 받은 직후 적금 상품부터 알아보는 것이 반드시 가장 좋은 시작은 아닙니다.
돈을 모으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실제로 한 달에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며, 앞으로 어떤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첫 월급이 곧 매달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아닙니다
급여명세서에 표시된 세전 급여와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은 다릅니다. 사회초년생의 첫 번째 예산은 연봉이나 세전 월급이 아니라 실제 입금된 세후 월급을 기준으로 세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연봉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이 300만 원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월급통장에 300만 원이 전부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이 공제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월급이 들어온 날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실제로 입금된 세후 월급
급여명세서에서 공제된 항목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날짜
처음에는 공제 항목의 이름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급여명세서를 한 번도 확인하지 않고 통장에 찍힌 금액만 보는 습관이 생기면 자신의 수입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돈 관리의 출발점이 높은 수익률을 찾는 일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받는 돈을 정확히 아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적금액을 정하기 전에 한 달 지출부터 세어야 합니다
첫 월급을 받은 기분으로 저축액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면 첫 달에는 유지할 수 있어도 몇 달 뒤에는 적금을 해지하거나 생활비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월급의 몇 퍼센트를 저축해야 한다”는 비율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지출을 세 가지로 나눠보는 것이 좋습니다.
1. 매달 거의 같은 금액이 나가는 고정비
고정비에는 다음과 같은 비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월세
관리비
통신비
보험료
교통비 정기권
정기 구독료
대출 원금과 이자
가족에게 정기적으로 보내는 생활비
고정비는 한 번 정해지면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액이 작아 보여도 여러 개가 겹치면 월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2. 생활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변동비
변동비에는 식비, 카페 비용, 쇼핑, 택시비, 모임 비용, 취미 비용 등이 포함됩니다.
이 비용은 매달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예산을 바로 정하기 어렵습니다. 첫 달부터 무조건 식비를 30만 원으로 제한하기보다 실제로 얼마를 쓰는지 한두 달 정도 확인한 뒤 기준을 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3. 매달 발생하지 않는 비정기 지출
예산을 세울 때 가장 쉽게 빠뜨리는 항목이 비정기 지출입니다.
경조사비
병원비
미용비
의류 구입비
명절 비용
휴가와 여행 비용
자동차세와 보험료
전자제품 교체 비용
이 비용은 매달 나오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없는 지출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느 달에는 여러 비용이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예산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제가 사회초년생 돈 관리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보는 부분도 바로 이것입니다. 한 달 생활비만 계산하고 적금액을 정하면 비정기 지출이 생길 때마다 저축을 깨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가상의 월급 250만 원으로 계산해보기
다음은 세후 월급이 250만 원인 사회초년생을 가정한 예시입니다. 실제 사례가 아니라 설명을 위한 가상 계산입니다.
세후 월급: 250만 원
월세: 60만 원
관리비와 공과금: 15만 원
통신비: 7만 원
교통비: 10만 원
식비: 40만 원
보험료: 8만 원
구독료: 3만 원
모임과 여가비: 20만 원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50만 원 - 60만 원 - 15만 원 - 7만 원 - 10만 원 - 40만 원 - 8만 원 - 3만 원 - 20만 원 = 87만 원
표면적으로는 매달 87만 원을 저축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병원비, 경조사비, 의류비, 여행비처럼 매달 발생하지 않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비정기 지출을 위해 월 15만 원을 따로 배정하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위해 10만 원을 남겨둔다고 가정하면 실제로 안정적으로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은 달라집니다.
87만 원 - 15만 원 - 10만 원 = 62만 원
따라서 이 사례에서는 처음부터 80만 원이나 90만 원의 적금에 가입하기보다 50만 원에서 60만 원 정도로 시작한 뒤, 생활비가 실제로 얼마나 남는지 확인하는 편이 더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금액이 모든 사회초년생에게 맞는 정답은 아닙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사람, 자취하는 사람, 학자금대출이 있는 사람, 회사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사람의 지출 구조는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첫 달에는 돈을 모으는 것보다 관찰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첫 월급을 받자마자 완벽한 예산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출근하면서 실제로 드는 교통비와 식비가 얼마인지, 직장 동료와의 모임이 얼마나 자주 있는지, 업무를 시작하면서 새롭게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첫 한두 달을 무조건 절약해야 하는 기간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비를 관찰하는 기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관찰한다는 말이 계획 없이 돈을 써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용한 금액을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기록해야 합니다.
꼭 필요했던 지출
줄일 수 있었던 지출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
다음 달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지출
이렇게 기록하면 단순히 “이번 달에 돈을 너무 많이 썼다”는 후회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달 예산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금융상품은 지출 구조를 확인한 뒤 비교해야 합니다
저축 가능한 금액을 확인했다면 그다음에 적금이나 예금 상품을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 서비스인 ‘금융상품 한눈에’에서는 예금, 적금, 대출, 연금저축 등 여러 금융상품의 이자율과 주요 조건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상품을 볼 때에는 표시된 최고금리만 보지 말고 우대금리 조건, 가입 기간, 납입 방식, 중도해지 조건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금리가 조금 더 높은 상품보다 매달 부담 없이 납입할 수 있고, 중간에 해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 사회초년생에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매달 80만 원을 넣다가 생활비가 부족해 4개월 만에 해지하는 것보다, 50만 원을 무리 없이 1년 동안 유지하는 편이 돈 관리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첫 월급날 제가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순서
첫 월급을 받은 날 모든 재테크 계획을 완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순서대로 하나씩 정리해도 충분합니다.
첫째, 급여명세서와 실제 입금액을 확인합니다.
둘째, 월세와 통신비처럼 매달 반드시 나가는 고정비를 적습니다.
셋째, 식비와 교통비 등 첫 달의 생활비를 기록합니다.
넷째, 경조사비와 병원비 같은 비정기 지출을 위한 금액을 남겨둡니다.
다섯째, 실제로 유지할 수 있는 저축액을 정합니다.
여섯째, 여러 금융상품의 금리와 조건을 공식 비교공시 서비스를 통해 확인합니다.
이 순서는 화려한 재테크 방법은 아닙니다. 당장 큰 수익이 생기는 방법도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월급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채 투자를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인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월급의 목표는 완벽한 재테크가 아닙니다
첫 월급을 받은 사회초년생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수입 안에서 생활하고, 갑작스러운 지출에 대비하며,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정도의 저축 습관을 만드는 일이 먼저입니다.
처음부터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한 달 동안 예상보다 식비를 많이 썼다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제 생활비를 알게 된 것입니다. 적금액을 낮춰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것 역시 돈 관리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입니다.
저는 좋은 재테크 계획이 가장 공격적으로 돈을 모으는 계획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활을 지나치게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계획이 더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월급이 들어온 날에는 적금 가입 버튼부터 누르기보다 통장에 들어온 금액과 앞으로 나갈 돈을 차분히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정리가 앞으로의 돈 관리를 결정하는 첫 번째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돈 관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콘텐츠이며, 개인별 금융·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금융상품 가입 전에는 해당 금융회사의 최신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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